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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환(64·사진) 시인이 제11회 최계락문학상 수상자로 8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오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노자의 마을'(도서출판 전망).
최계락문학상은 '꽃씨' '외갓길' '꼬까신' 등으로 한국 시문학에 또렷한 발자국을 남긴 시인이자 아동문학가인 최계락(1930~1970)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자 국제신문과 (사)최계락문학상재단(이사장 김규태)이 2001년부터 제정·운영해오고 있다.
올해 최계락문학상 심사위원들(조영서 김규태 구모룡)은 "오 시인의 시집 '노자의 마을'은 노자의 도덕경을 시의 언어이자 삶의 언어로 변환하고자 한 새로운 시도"라며 "경전(도덕경)과 시 사이에서 시인은 선뜻 시 쪽으로 손쉬운 이월을 하지 않으며 동시에 무턱대고 경전에 경배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평했다.
유명한 고전인 노자의 도덕경을 소재와 주제로 삼으면서 단순한 경전의 해석이나 시적 꾸밈에 머물지 않은 "아슬아슬한 모험"을 높이 산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 시인은 1947년 부산 태생으로 198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으로 등단했다. 시집 '맹아학교' '물방울 노래' '노자의 마을'을 펴냈으며 부산작가회의 회장, 부산민예총 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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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단 30주년 맞이한 중진 시인 "생애 첫 문학상에 감회 새로워"
- '노자의 마을'은 실험적 시집, 경전을 시 언어로 풀어내
국제신문과 (사)최계락문학상재단이 시행하는 제11회 최계락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오정환(64) 시인은 부산의 시단과 문화계에서 익히 명망이 높다.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태어난 그는 문예창작과를 다닌 대학 시절을 제외하면 줄곧 부산에서 살았다. 198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을 때도 부산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다. 올해로 등단 30주년이 된 중진 시인이다. 게다가 부산작가회의 회장과 부산민족예술인총연합 회장을 맡아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부산 문화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시야와 식견을 갖췄다. 그런 그가 "등단 30년 만에 문학상은 처음"이라는 것이 뜻밖이었다. 오 시인은 "시인으로 산 30년 동안 시집을 10년에 한 번 꼴로 세 권밖에 내지 못했으니 당연한 일 아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그는 '최계락'이라는 이름 앞에서 표정이 무척 진지해졌다. "수상시집인 '노자의 마을'은 정통의 서정시와는 지향과 빛깔이 다르다. 도덕경이라는 경전을 시의 언어로 표현하는 데 집중한 실험적 시집이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깊고 고결한 서정을 추구한 최계락 시인의 세계와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시집뿐 아니라 평생 시를 쓰면서 나는 자연을 깊이 들여다보려고 애썼고, 원초적인 것을 생각했다. 이런 점에서 최계락 선생의 정신과 교감이 있었던 것 같다." '노자의 마을'은 오 시인이 생의 전환기를 통과하면서 분만한 시집이다. "오래 전부터 노자의 도덕경을 읽었다. 내가 부산작가회의 회장, 부산민예총 회장 등을 맡아 현실 속에서 분주하게 살다가 활동을 마치는 시점이 왔다. 4년 전에는 교직에서도 명예퇴직했다. 자아성찰이라고 할까,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빈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그때 노자 도덕경을 시로 표현하겠다던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이 작업은 어려웠다. 도덕경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경전이다. 게다가 '경전'이다. 경전의 뜻을 풀어내는 데 주력하면 시로서 갖춰야할 완성도가 떨어지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시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경전으로서 도덕경'이 사라질 공산이 컸다. 게다가 시의 무기인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마저 적었다. 왼쪽으로 한 발 잘못 디뎌도 떨어지고, 오른쪽으로 한 발 잘못 디뎌도 떨어지는 줄타기 상황에 놓인 것이다. 오 시인은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쉽지가 않았다. 어느 한쪽으로 추락하지 말자는 생각이 많았다. 그래도 도덕경을 시의 언어로 풀어 사람들과 교감하고 싶은 의지가 있었기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노자의 마을'은 오 시인의 이전 시집에 실린 서정시들과 비교할 때 경향이 다소 다르다. 그리고 올해 심사위원들도 이 시집이 갖는 "경전과 시 사이에서 벌인 아슬아슬한 모험"이라는 미덕과 "정통 서정시와는 다른 빛깔과 지향" 사이에서 고민을 했다. 오 시인은 "내년 상반기에 새 시집을 낼 생각이다. 그 뒤엔 10행 정도로 압축한 시를 써서 작품집을 내볼까 한다"고 했다. 그간 '과작의 시인'이라는 말을 들었던 그가 창작 활동에 새롭게 불을 당긴 인상이었다. 그 길에 최계락문학상이라는 주마가편이 제대로 주어졌다.
어둠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어둠 막막한 어둠 속에 답이 있나니 저 거룩하고 신성한 신비의 문 나와 어머니와 하늘과 땅 그리고 이름 없는 초유初有의 온갖 것들 욕심 없는 깨달음마저 오직 깊은 어둠 속에서 건져야하는데 어둠이 모두를 감싸 안고 있나니 이름 있음과 아직 이름 없음의 깊고 깊은 오묘함이여
◇오정환 약력 1947년 부산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과, 동아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8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맹아학교' '물방울 노래' '노자의 마을'. 부산작가회의, 부산민예총 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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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이 많은 시인들의 좋은 시집들을 읽는 행복을 누렸다. 시의 진폭이 그 어느 때보다 넓다는 느낌을 받았다. 서정의 본질을 지향하는 경향과 더불어 지금-이곳의 삶을 껴안으려는 지난한 몸짓의 언어들이 다양한 스펙트럼을 만들었다. 그야말로 시적인 것의 지평이 크게 확장된 것이다. 우리 심사위원들을 고민에 빠트린 것은 시적인 것에 대한 넓이의 문제였다. 순정한 서정시를 높이 평가해온 최계락 문학상의 전통과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의 풍경을 어떻게 수렴할 것인가를 놓고 오랜 시간 논란하였다. 말하자면 우리는 오정환 시인의 '노자의 마을'을 진지한 토론의 대상으로 삼았다. 분명 순백의 서정시와 무연한 이 시집을 눈여겨 본 까닭이 무엇일까? 그것은 이 시집에서 보인 시인의 글쓰기가 틈새 혹은 경계를 지향하고 있다는 데서 찾아진다. 경전과 시 사이에서 시인은 선뜻 시 쪽으로 손쉬운 이월을 하지 않는다. 놀라운 절제가 아닐 수 없다. 시적인 언어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묵살하면서 경전이 지닌 의미를 바르게 해석하려는 정신의 소산이다. 그렇다고 시인이 무턱대고 경전에 경배하고 있는 것도 아니므로 이 시집은 아슬아슬한 모험을 짐짓 평상심의 어법으로 서술하고 있다. 시인이 지닌 내공과 삶에 대한 겸허가 뚜렷한 대목이다. 시적 수사로 전락하지 않되 깨달음을 아포리즘으로 요약하지 않는 아슬아슬한 도전을 높이 평가한다. 시적인 것은 다양하다. 그러나 다양성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인들의 성실한 시적 과정의 결과일 뿐이다. 오정환의 '노자의 마을'은 경전과 시의 틈새를 위태롭게 가로지르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서정의 약화를 감내하면서 우리 시대를 반성하는 가교를 놓으려 한 시인의 훌륭한 의지를 인정하여 '노자의 마을'을 최계락 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시인이 오랜 동안 전개해온 기왕의 시법이 이번 시집의 실험정신을 통과하면서 새로운 지평을 개진할 것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김규태(시인) 조영서(시인) 구모룡(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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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에서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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