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의 중심이고 싶다 / 오세영 | ||||
| [기획특집]우주의·나에게 시란 무엇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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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왜 쓰는가
저는 항상 중심에 서고 싶었습니다. 주변부에서 어물쩍거리기가 싫었습니다. 제게 사회성이 부족한 것도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내 삶 자체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래서는 물론 아니 될 뿐만 아니라, 그리할 수 있는 능력도 없었고요.
그러나 시를 쓸 때만큼은 저 자신이 우주의 중심입니다. 저에 의해서 이 세계는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고 저로 인해서 세계는 그 관계가 재정립되기 때문입니다. 시 쓰는 동안 저는 의미의 생산자, 즉 이 세상의 주인인 것이지요. 그런 연유로 저는 저 자신을 홀로 골방에 가두어 놓고 시 쓰는 일에 몰두해 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쉬지 않고 시를 쓸 것입니다.
시 쓰는 일은 한편 제게 있어 영원을 지향하는 일이기도 입니다. 영원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이 허무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비록 제가 바라는 그 영원에 도달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그 영원에 도달하려는 노력 없이 이 세상을 살 자신이 없으므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 즉 시 쓰기를 또한 포기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시를 언제 쓰는가
봄은 매우 아름다워서 감히 새로운 세계를 꿈꾸기가 어렵습니다. 여름은 너무 관능적이어서 내면을 성찰하기 어렵습니다. 가을은 너무 안타까워서 집착을 끊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포기한 겨울의 삭막함은 차라리 정신을 맑게 해줍니다. 정신을 자유스럽게 해 줍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제가 쓴 시들은 대부분 겨울에 쓰인 것들입니다.
저는 겨울밤에 시 쓰기를 선호합니다. 시 쓰려는 대상은 신위(神位)이며, 연필은 향촉(香燭)이며, 원고지는 축문(祝文)이며, 커피는 제주(祭酒)입니다. 이렇듯 나는 겨울밤마다 외로운 공간에 홀로 앉아 공손히 무릎을 꿇고 이 세계의 사물들에게 경건한 제사를 지내지요. 물론 제사가 끝난 뒤 지방(紙榜)을 태우듯 파지(破紙)를 촛불로 태우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내가 아끼는 나의 시 10편
● 〈그릇〉
대표시
그릇
절제와 균형의 중심에서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깨진 그릇은
오세영 |
-http://www.yousim.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13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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