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권자미
괜찮아요
괜찮다는 말은
괜찮지 않다는 말이에요
세상에 괜찮은 게 있던가요
세상에 괜찮은 건 없어요
우리는 괜찮지 않을 때
놀란 얼굴로, 괜찮아?
묻곤 하지요
괜찮지 않아도
아프지나 말자고
떠나는 당신 등에 대고
나는 말해요, 괜찮아요
나를 향해서도 말해요, 괜찮아
괜찮아요
그런줄 알지만 다 알지만
왼쪽 귀를 대봐요
당신도 괜찮지요
하면서도 괜찮지 않았으면 해요
- 권자미 시집, 『지독한 초록』, 애지, 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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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읽으면서
정윤천 시인의 "천천히 와"라는 제목의 시가
생각이 났다. 천천히 오라는 말 속에는
어서오라는 숨은 뜻이 포함되어 있지만
우리는 "천천히 오라" 고 하는 것처럼.......
"괜찮다" 말 속에도 그 아픈 늬앙스가 숨어 있는 것이다.
한 때 사랑했던 사람에게
뒷모습을 보이며 떠나면서
하였을 말,
아픔을 참으면서 하였을 그 말,
괜찮아.....
설명이 길어지면 구차해지는 말,
괜찮아,
이 단어 속에는
어딘가 모를 보랏빛 아픔이
배어나오는 것 같다.
그래도 괜찮다면 독자 여러분들도
여러 번 이 시를
입 속으로 되뇌이며 읽으시길
권해 드린다. 정말 그래도 괜찮을까?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김경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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