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우
소
홍성란
어쩌다 너를 적시고 가는 산들바람에
웃음 절로 입가에 번질 때 그때처럼
버릴 것 다 버리고 나니
홀로 환한 천지간
- 홍성란 시조집 『춤』(2013, 문학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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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45자의 단시조이면서 큰 우주를 다 품고 있는, 그러면서 생각을 많이하게끔 하는 시이다.
북평 5일장이 서는 장터에 자주 가는 장칼국숫집이 있다.
기다리는 것이 싫어서 장날과 점심시간을 피하는 그 집 벽에
多不有時, 加不之馬, 라는 글이 적혀 있다. "W · C에서는 까불지 마" ?
웃음 절로 입가에 번지게 하는 재미있는 글이다.
불가에서는 화장실을 해우소(解憂所)라고 한다. ‘근심을 버리는 곳’ 이라는 뜻이다.
버릴 것 다 버리고 나면 천지간이 환해지는, 그리하여 홀로 기쁜 나만의 작은
공간이다.
푹 삭인 똥과 오줌으로 거름을 만들어 그 거름으로 무공해 먹거리를 키우고
그 양질의 먹거리를 먹은 사람들이 다시 거름을 생산하는 순환…….
어차피 저승 갈 때 가지고 갈 것 하나도 없을 텐데 하나씩 또 하나씩 버리고
비우는 연습을 더 열심히 해야 하겠다.
<춤>22쪽에서 한참을 멈추었는데 번쩍 하고 글 하나가 떠오른다.
김영주 시인의 <多拂有詩>이다.
국밥집 한 모퉁이 손바닥만 한 문짝 위에
많을 다多, 떨칠 불拂, 있을 유有, 시 시詩라니...
한참을 더듬던 생각
다.불.유.시
아! WC
(김영주 시인의<다불유시多拂有詩> 셋째 수)
.............................................................
그리고...... 몇 년 전
영월에 갔다가
품에 안겨버린 바로 그 집.!!
비움
김 영 철
부질없는 심술, 욕심
끝내 안고 갈 텐가
부리면 화가 되고 버리면 고요한 것
민둥산
오르기 전엔 내려놓을 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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