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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정일근]바다가 보이는 교실10

문근영 2013. 9. 9. 18:12

 

바다가 보이는 교실10

          유리창청소

 

정일근

 

참 맑아라

겨우 제 이름밖에 쓸 줄 모르는

열이, 열이가 착하게 닦아놓은

유리창 한 장

먼 해안선과 다정한 형제섬

그냥 그대로 눈이 시린

가을 바다 한 장

열이의 착한 마음으로 그려놓은

아아, 참으로 맑은 세상 저기 있으니

 

  -정일근 시집, 『바다가 보이는 교실』, 창작사, 19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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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들은 이야기입니다.

유치원에 처음 입학한  아이가 유치원에서

하루는 인근 야트막한 산에 야외 견학을 가서

여러가지 야생의 봄꽃들을 보고

그 앙증맞은 이름들도 같이 불러보고 공부를 했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한 아이가  유치원에 등교하면서

보라색꽃을 꺽어 와 선생님께 주면서

"선생님 드릴려고 제비꽃 가져 왔어요!!!" 했다는군요.

그 고사리 같은 손에 들려있던 작은 제비꽃에

그 선생님은 무척 감동 했답니다.

삭막한 도시의 아파트 숲, 어느 시멘트 담벼락 틈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봄꽃들은 계절은 잊지 않고 피어납니다.

 

책장이 누런 시집을 한 권 꺼내들었습니다.

오랫만에 팔십년대의 시집을 다시 읽으며

눈이 시린 가을 바다의 푸른 빛을

떠올립니다.

고사리 손이 천진난만하게 닦아 놓았을

유리창 한 장으로  젊은 선생님은

먼 해안선과 다정한 형제섬을 봅니다.

어린 제자의 참 맑은 마음과

어린 제자와 우리 모두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을 봅니다.

바닷가,  교실의 창을 통하여 바라보는

차경(借憬)이지요.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김경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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