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이상국] 먼 배후

문근영 2013. 9. 9. 18:12

먼 배후/ 이상국

 

 


좋아하는 계집아이네 집 편지통에
크리스마스카드를 던져 놓고
멀리서 지켜보던 때가 있었다


나는 카드를 따라 그애의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러나 해가 져도 그애는 나타나지 않았고
오랫동안 밖에서 서성거리던 나는
언젠가 그 애가 멀리 시집 갔다는 소리를 들었다


여자애들은 그렇게 시집을 갔다
 

아주 많은 세월이 지났고
또 나는 그애의 무엇 하나 건드리지 않았지만
사철나무 울타리에 몸을 감추고
누군가를 기다리던 한 소년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리다
 

 

-시집『뿔을 적시며』(창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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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 때 본

당신을 보고 싶어요

옆에만 있어도 좋아요

그러다 보면...... 닿고 싶겠지요

조금 더 가깝고자

몸과 마음이 저절로 달아오르며 열리겠지요

당신의 눈빛도 강렬했어요

집도 몰라요. 알아도 깊어지면 안 되는 사이이기에

 

우리 인연이라면 수년 후에 만나요

나는 더 중후해질 테고,

사랑의 영원한 언약도

가능하지 않을 테지만

그런 생생함 또 느끼고 싶어요

더 건드려주세요

깊숙이 들어오세요

내가 딴 생각 안 하도록

나를 차지해 주세요

 

스스로 보잘 것 없어 '아리'지만

당신은 나의 가깝고도 '먼 배후'에요

나의 님들은

뭔가 비싸고

나를 꼼짝 못하게 만들어요

스쳐 가기도 하고 

마음에 품으면 안 되는 사이이기도

 

정작 마주하면

너무 다소곳해져서

다가서지도 못 해요

 

여자는 자신을 좋아해주는 남자를 만나야 한다는데......

온 세상이 내 속으로 들어오는 것 같은

그를 따라

지옥으로 들어갈 만큼 매료되요


한 시간을, 한 주를

서성인 당신은

 

끝이 없어서 완전한! '아리'고 애틋한!

'먼 배후'에요

 

- 김선아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비매/김선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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