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어봐
이수산
네비게이숀을 산과 하늘로 정하고
가자는 대로 가 봐
들꽃에서 벌어지는
벌 나비 잔치를 만날 거야
그들의 희열을 너도 느껴봐
물안개 핀 숲으로 빨려 들어가면
바람의 날개가 너를 감싸 안을 거야
무거운 옷 훌훌 벗어 던지고
아름드리 굴참나무에 연인인 양 기대 앉아
휘파람을 불어봐
푸른 커튼 하늘거리는 곳에서 산새인 듯
노래를 불러봐
다람쥐가 놀란 눈으로 쳐다봐도 못 본 체하고
하늘을 쳐다봐
구름 속의 꽃들도 신명이 나 있을 거야
-계간『시와 문화』(2012년 겨울호)
................................................................................................
뭔 일인가?
열었던 문고리 다시 잡아당겨야할 것 같다.
사월 하고도 중순의 문턱을 훌쩍 뛰어넘은
오늘은 곡우
곡우에 어울리는 비가 내렸다.
의성에서 대구로 오고 있다는 동생과의 통화중에
"군위에는 눈이 펑펑 쏟아지네요"
이 일을 우짜노?
산 잎새 진달래 다 저물무렵에서야
겨우내 닫아걸었던 문 활짝 열어 젖힌
팔공산 동봉, 서봉, 비로봉 기타 등등의 봉우리
가는 길의 진달래를...
구름 속의 꽃들조차 신명나게 한 판 춤사위를 펼쳐야 하는
그야말로 봄날에...
봄인가 싶다가..
여름이 왔나도 싶다가..
가을 분위기도 나네 라는 말도 했다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네 라는 누구의 말이 생각나기도 했던
요즘과 오늘...
벌, 나비, 꽃들
여린 마음으로 문 열어줄랑가 모르겠지만
난 아무리 생각해봐도 문 열어주지는 못하겠다
너무 춥다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스크랩] [이상국] 먼 배후 (0) | 2013.09.09 |
|---|---|
| [스크랩] [복효근] 개똥 (0) | 2013.09.09 |
| [스크랩] [유자효] 詩 (0) | 2013.09.07 |
| [스크랩] [이진엽] 아름다운 끝 (0) | 2013.09.07 |
| [스크랩] [우대식] 겨울날의 모든 저녁은 슬프다 (0) | 2013.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