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유자효
詩란 참 하잘 것 없는 것이다
별 볼일 없는 것이다
삶을 돕기는 커녕 방해만 한다
허영이며 사치며
한갓 장식품이 되기도 한다
못생긴 얼굴에 분을 바르고
모델인 양 으스대면서
세상의 말을 오염시킨다
조심하라
네 주술에 네가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여행의 끝』 (시학.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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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안다.
맞아도 어쩔 수 없고
알아도 어쩔 수 없다.
하잘 것 없고
별 볼일 없고
허영으로 둘러싸인 장식품이란 걸
괜한 말장난으로 훈민정음에 먹칠을 한다는 걸
못 생긴 얼굴에 뽀오얗게 분바르는거나
주름진 얼굴에 다림질 하는거와 별반 다를 거 없다고 생각을 하긴 한다.
하지만 어쩌랴
詩라는 강물에 발목 적셔버렸고
詩라는 주술에 걸려 헤어나기 힘드니
그냥 눈 감고 푹 빠져 살아버릴까 싶다.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솜나리/박숙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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