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강인한] 봄날

문근영 2013. 9. 7. 15:30

봄날/ 강인한

 

 

 

헬리콥터가 날아온다,
한 대, 두 대.

 

두 줄 가득 털 난 굉음을
풀어놓는다.


시끄러운 부분만 가위로
동그랗게 오려낸다.


물 위에 띄운다.


청둥오리들이 부지런히 쫓아와
동그란 하늘의 털 난 꽁무닐
콕콕 쪼아댄다.


버들개지 눈이 찔끔
놀라서 바라보는
저쪽,


안 보이는 별들이 좌르륵 쏟아져 내리는 저쪽
물살에 은비늘이 튄다.

 

 

 

 

―시집강변북로』(시(詩)로 여는 세상,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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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노래와

 

"봄날은 간다"라는 영화처럼

 

내게도 봄날은 그리움의 심상이었다.

 

 

 

지금은

매화를 볼 수 있는 때,

레이스 옷을 입을 수 있는 때 정도?

 

시심을 가진 한 여인은

새싹들이 나오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봄이 되면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나서 밖에 나가기도 싫다고 하셨다

 

봄은 고통의 산물이다

'헬리콥터'로 날기 위해

지하에서 제련을 거치고

풍력을 견딜 준비를 하며

고되게 준비한.

 

포슬포슬 곱게만 핀,

벚꽃과 복사꽃!

어여쁜 연두빛새싹도

질릴 정도의 연습으로

껍질을 뚫기 위해 '굉음' 소리를 내어왔다.


 

아-봄이여! 겨울의 눈물이여!

시인의 표현을 빌자면, 작은 것들은

파르르 떠는 '하늘의 털'이다

 

 

그저께는 밤새 헬리콥터와 전투기가 줄줄이 수십대가 넘게 지나갔다.

1953년에 시작된 겨울과

그 이후 지금까지도 흘리고 있는 눈물로

아픈 이 때!

우리를 위하는 척하고 있는

*'껍데기는 가'고 

싹이 돋아나

'좌르륵' 위로 함께 엉키고만 싶은데......!

 

 

쓰라린 봄이다.

 

- 김선아 

 

 

 

* 신동엽의 시편 ''껍데기는 가라" 인용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비매/김선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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