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
박두규
어두워지는 하루의 끝자락에 앉아
서서히 빛을 발하는 강줄기를 본다.
별들은 강둑에 숨어 어둠을 기다리고
강에는 어김없이 물고기들이 뛰고 있다.
나는 아직도 그들이 뛰는 이유를 모른다.
그랬지. 이유 따위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지.
누군가가 떠나면 떠나는 것일 뿐이지.
그렇게 어둠은 서서히 두텁나루에 닿았다.
이제 강을 건너려는 일은 그만두고
강을 바라보는 일에 열중하리라.
바람이 부는 일이나 어둠이 내리는 일이나
또는 아침이 오는 것처럼
늘 그렇게 저절로 그러하듯이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것에 힘쓰리라.
하나 둘 켜지는 먼 마을의 불빛들
차분하게 어둠을 맞이하는 이런 저녁처럼
이제 강을 건너려 하기 보다는
강을 바라보는 일에 열중하리라.
-출처 : 『사람의깊이』(2012. 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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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고대로부터
사람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거처였다
물이 있어서 그 강에 사람을 먹여 살리는 생명이 있어서
지도자는 사람을 이끌고 무리지어 강가에 모여 살곤 했다
대체로 도시는 강을 끼고 있는데 예나 지금이나
강을 중심으로 모여 사는 일은 다를 바 없다
낮 동안 유유히 흐르던 강물에서
화자는 강에는 어김없이 물고기들이 뒤고 있다고 한다
사실이다
낮 동안 흐르는 물 속에 자신이 있다는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는데
노을이 드는 으스럼이면 물고기들이 드디어 존재를 드러낸다
일종의 해방 같은 시위라고 생각하지만
왜 물고기들이 어둠이 드는 즈음에 뛰는지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이때에 투망을 들고 강가에 가면
짧은 시간에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물이 얕고 흐름이 조금 빠른 곳에는 으레 물고기들이
무리를 지어 상류를 향하여 물살을 거슬러 오르기 때문이다
저녁 강이라 했으니
그 강에도 낮은 떠나고 밤이 스며든다
떠난 것에 연연하지 말자라는 화자의 일갈도 있고
어느덧 어둠은 서서히 두텁나루에 닿는다
나루라면 엣날에는 시장에 갔거나 멀리 갔다가
마지막 배로 돌아오기 위해 이용하는 배 타는 곳이다
이른 아침에 멀리 가기 위해 첫 배를 타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는 강을 건너느 일이 예전처럼 그렇게 어렵지 않다
다리도 많이 놓여 있고
떠나고 싶을 때 언제든 건널 수 있는 게 강이다
그러니까 예전에 강을 건너는 일이 일을 위해서였다면
지금은 꼭 그렇지도 않다
강은 어찌보면 세월과 같이 한 역사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강을 찬찬히 바라보는 일도 소중하고
그 강과 함께 했던 모든 일들이나 사람들이 생각날 때면
새로운 감회에 젖을 지도 모른다
바람 부는 일
어둠이 내리는 일
아침이 오는 것이 저절로 그러하듯이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일에 힘쓰리라는 화자의 생각에 공감하게 된다.
우리는 늘 바쁜 일상이라며 자신을 되돌아보지 않는 일이 흔하다
현실을 바로 직시하는 것도 게을 리 한다
세월을 그냥 건너가는 건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
지금의 나의 모습을 살피고 반성하고
바로 살아가야 한다는 자각뿐만 아니라
실천까지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식에 사로잡히게 된다
저녁 강에 나가서 흐름을 보고
강물이 바닥을 굴리는 소리를 깊이 들어야 한다
세상을 읽지 못하면서 산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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