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지 않는 일 때문에 서해에 갔다
―신용목 (1974∼ )
저녁이 하늘을 기울여, 거품 바다
그득 한 잔이다.
속에서부터, 모든 말은 붉다. 불길 몸으로 휘는 파도의
혀.
돌아와 한 주전자 수돗물을 받았다.
이 위로, 몇 척의 배가
지나갔을까.
불에 올렸다.
-일간『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 36』(동아일보. 2012년 12월 05일)
-우리 카페 '시하늘' 좋은 시(2013.2.8) 게시물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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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 가본 서해
구시포 해수욕장
대구에서 서쪽으로 일직선을 그어 목적지로 정한 그 곳
첫 국내배낭여행의 무모함이여
잠기지도 않는 방에 민박을 잡고 벙하게 있는데
민박집 아저씨가
경찰과 해수욕장 개장 파티를 한다고 같이 가자 했다
경찰이 있으면 안전할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나
노래방에서 뭔가를 먹고 한 곡 정도 했었던 것 같다
쩝
용감함의 극치여
그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의 추억 때문에,
처음 가는 길이기 때문에,
사막같은 고요함 때문에
잊지 못할, 나만의 단편 기행기가 되어 있다-
서해는 노을이 참 이쁘다.
1시간이 넘도록 밤까지 맨발로 바다를 왔다갔다 했었다.
바다랑 헤어지기 싫어서?
그 때는 바다 밖에 내겐 아무 것도 없었다
2cm짧은 머리 속까지 바다 내음이 들어오고
바다의 손길에 익숙해지는 동안 내가 바다가 되어 있었다.
지금은 대구
어제의 숙취로
매화인지 벚꽃인지
집 앞에 핀 꽃을 구별 못 했다.
구시포 바다같은 '혀'로 풍욕하는
이 꽃 피는 계절!
'일어나지 않는 일'보다
'일'을 내고 싶은 사람 하나와
'*벚꽃스타팅'하는 설렘!
'일어'날 일로 '불에 올'린다
가까이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지글지글
- 김선아
*벚꽃스타팅: 장범준의 노래 '벚꽃엔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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