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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신용목] 일어나지 않는 일 때문에 서해에 갔다

문근영 2013. 9. 4. 07:22

일어나지 않는 일 때문에 서해에 갔다


―신용목 (1974∼ )

 

 

저녁이 하늘을 기울여, 거품 바다
그득 한 잔이다.


속에서부터, 모든 말은 붉다. 불길 몸으로 휘는 파도의


혀.

 

돌아와 한 주전자 수돗물을 받았다.
이 위로, 몇 척의 배가
지나갔을까.


불에 올렸다.

 

 

 

-일간『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 36』(동아일보. 2012년 12월 05일)

-우리 카페 '시하늘' 좋은 시(2013.2.8) 게시물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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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 가본 서해

구시포 해수욕장

대구에서 서쪽으로 일직선을 그어 목적지로 정한 그 곳

첫 국내배낭여행의 무모함이여

잠기지도 않는 방에 민박을 잡고 벙하게 있는데

민박집 아저씨가

경찰과 해수욕장 개장 파티를 한다고 같이 가자 했다

경찰이 있으면 안전할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나

노래방에서 뭔가를 먹고 한 곡 정도 했었던 것 같다

용감함의 극치여

 

그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의 추억 때문에,

처음 가는 길이기 때문에,

사막같은 고요함 때문에

잊지 못할, 나만의 단편 기행기가 되어 있다-  

 

서해는 노을이 참 이쁘다.

1시간이 넘도록 밤까지 맨발로 바다를 왔다갔다 했었다.

바다랑 헤어지기 싫어서?

그 때는 바다 밖에 내겐 아무 것도 없었다

2cm짧은 머리 속까지 바다 내음이 들어오고

바다의 손길에 익숙해지는 동안 내가 바다가 되어 있었다.


지금은 대구

어제의 숙취로

매화인지 벚꽃인지

집 앞에 핀 꽃을 구별 못 했다.

구시포 바다같은 '혀'로 풍욕하는

이 꽃 피는 계절!

'일어나지 않는 일'보다

'일'을 내고 싶은 사람 하나와

'*벚꽃스타팅'하는 설렘!

 

'일어'날 일로 '불에 올'린다

가까이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지글지글

 

- 김선아

 

 

*벚꽃스타팅: 장범준의 노래 '벚꽃엔딩'에서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비매/김선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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