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회오리바람을 만들어
박남준
저도 한번 날아보고 싶었던 거다
저렇게 나풀나풀 팔랑거리며
새가 되고 싶었던 거다
그 소원 들어주려 새들이 안간힘으로
몸을 비툴어 회오리치며 하늘을 당기고 있다
살아서는 비바람 막아주며 둥지가 되었던
풀잎, 나뭇잎
- 박남준 시집 『그 아저씨네 간이 휴게실 아래』, 실천문학사, 2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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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산수유꽃이, 홍매화가,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어난다,
들판마다 냉이꽃이, 씀바귀가, 꽃다지가 저마다
작고 여린 꽃들을 수줍게 피워 올리고 있다,
야트막한 야산 아래, 이 누옥에도
아침마다 새들이 먼저 일어나
모과나무 가지에서, 목련나무 가지에서
그 옆의 잘 보이지 않은 라일락 가지에서도
색색의 꽃잎들 어여어여 피워 올리기를 바라며
저마다의 목소리로 지저귀기 시작한다.
저 이름도 모르는 수 많은 새들은
아직은 시린 밤을 어디에 깃들어 사는 것일까
생각 해 보았다,
작고 보드랍고 여린 풀잎, 나뭇잎을
저 작은 노래하는 부리로 주워모아
새들은 저 만이 아는 숲에다
둥지를 틀고, 노래하고, 짝을 만나
알을 낳고 품어 새끼를 친다.
아직 꽃샘바람이 이는 삼월이지만
새들은 고마운 풀잎 나뭇잎들에게
저 조그만 회오리 바람을 만들어
풀잎, 나뭇잎 둥지의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작은 몸을 날면서 비틀어,
회오리바람처럼 작지만
하늘을 끌어당겨 한번 쯤은
저 풀잎도, 나뭇잎도, 자유롭게
날아가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보인다,
자연에 깃들고 자연의 맑은 눈으로 바라보면
새들의 몸짓도 보이고
그 몸짓이 저의 둥지를 마련 해 준
풀잎, 나뭇잎에 대한 경배임도
다 보인다.
오늘은 저 나무에 날아 와 지저귀고 있는
작은 산새들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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