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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김주대] 눈 오는 저녁의 느낌

문근영 2013. 8. 26. 11:02

눈 오는 저녁의 느낌/ 김주대

 

 

하늘을 뜯어내는 듯이 눈이 내린다
저러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빈집처럼 어두워지고
허공이 다 무너지겠다

대지를 밟고 오는 나무가 긴 그림자를
저녁 근처에 끌어다 놓았다
큰 산이 상체를 일으켜
검은 구멍 같은 저녁을 내려다보고 있다
어둠이 눈발 속으로 우멍하게 퍼진다

마지막 기차가 떠나고
눈발이 너를 지운 자리에 너는 돌아온다고 했는데
노래는 기울어져 여행가방처럼 앓는다

기억이 눈발 속으로 사라지고
나는 저녁 속으로 걸어가 어둑한 상처에 기댄다
빈집처럼 뜯어져내린 하늘이
우리가 없는 무거운 저녁에 닿는다

무리를 잃은 새가 붉은 심장을 할딱거리며
생각이 이르지 못하는 곳까지
눈보라 속을 날고 있다

 

- 시집 『그리움의 넓이』(창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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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첫 눈이 펑펑 올 때

하늘이 다 내려오는 듯

설레고 반갑다

 

다음, 그 다음의 눈 부터는 

눈길에 대한 트라우마와

뜨겁게 내린 후의 번거로움이 떠오르며

염려부터 된다.


익숙한 인내 상황에서 

마음 속 보물과 여러 시편들을 벗 삼아 지내다가

올 겨울에 4번의 저린 눈을 맞았다.

 

더불어

비슷한 기회에

마음 속 일기예보를 경청의 중요함을 느꼈고

눈길에도 미끄러지지 않는 훈련,

빈집처럼 어두워진 몸과 마음에 동상에 걸리지 않는 연습을 하였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

허공은 무너질리 없다.

눈이 올 때면 '이때다!'

이리저리 끌려다닌 기대, 습관, 생각들을

같이 흩날리자.

타이어에 필요한 것들도 장착하고


밤은 경계의 대상, 혹은 무서움이었던 어린 시절에서 벗어나

늑대 소리가 들리고 나무와 산에 그림자가 드리워질 때면,

어둠에선 어둠답게!

무너질 수 있겠는가?

그래야

빛만 보일테니

 

이 밤

눈보라 속을 날고 있는,

길 잃은 새

뜯어져내린 하늘 아래에서도

포기하지 않으리라

지지배배 소리를 부빌! 

심장이 있는 무엇을

만날 수 있음을

 

- 김선아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비매/김선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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