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새끼를 꼬다
이중기
아버지 날 낳아 금줄 치실 때,
일품으로 꼬아 나가셨을
왼새끼의 맵시처럼 단아하게
참 일품으로
어기차게 왼세월을 틀어올려
산지 사방으로 늠름하게 뻗어나간
등꽃불 환한 나무야 저만큼 나앉거라
오늘은 나도 왼새끼 꼰다
참 일품으로
단아하게 꼬아올린 왼새끼를
대문간에 처억 걸어놓고 싶었던 것이다
왼새끼 사랑, 왼새끼 사랑
- 이중기 시집 『밥상 위의 안부』, 창작과 비평사,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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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를 꼬아 본 적이 언제던가......어릴 적 우리집 지붕이
초가지붕이던 시절, 늦가을 찬바람 불면 우리집도 지붕을
다시 덮기 위하여 볏짚으로 이엉을 엮었다.
그리고 용마루도 짚으로 엮었다.
어른들이 하는 걸 옆에서 눈 대중으로 흉내내어 어린 나도 새끼를
꼬아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나는 볏짚으로 새끼를 꼬면서
나도 모르게 왼새끼를 꼬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본 고모님 왈
"너는 금줄을 할 것도 아닌데 왼새끼는 왜 꼬노?" 하셨다.
대문이 제대로 없던 4 - 50 여년전 우리들의 어린 시절에는
동네에서도 심심찮게 금줄을 볼 수 있었다
금줄만 보면 그 집 아이가 남아인지, 여아인지 알 수 있었다
빨간 고추를 준비하고 왼새끼를 꼬시는 아버지는
콧노래를 흥얼거리시면서 얼마나 어깨춤을 추셨을까
등꽃 환한 늦은 봄날, 볏짚을 물에 축여
내 아버지의 그 사랑, 꼭꼭 손금 마디에 힘주어 새기며 시인은
이제 왼새끼 일품으로 꼬아, 빙그레 대문간에 걸어 본다.
저 등나무 등걸처럼 굵고 힘차게 자라나길 기원하며.
나도 꼬아 본 적은 있으나 걸어보지 못한 왼새끼.........
아, 왼새끼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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