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공광규] 놀란 강, 아니고

문근영 2013. 8. 25. 13:05

 

 

놀란 강, 아니고


공광규



강물은 몸에

하늘과 구름과 산과 초목을 탁본하는데

모래밭은 몸에

물의 겸손을 지문으로 남기는데

새들은 지문 위에

발자국 낙관을 마구 찍어대는데

사람도 가서 발자국 낙관을

꾹꾹 찍고 돌아오는데

그래서 강은 수천 리 화선지인데

수만 리 비단인데

해와 달과 구름과 새들이

얼굴을 고치며 가는 수억 장 거울인데

갈대들이 하루 종일 시를 쓰는

수십억 장 원고지인데

그걸 어쩌겠다고?

쇠붙이와 기계소리에 놀라서

파랗게 질린 강

아니고, 지금은 피 흘리는 강.



-출처 : 『계간 문예』(2010. 가을)

-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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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표된 시집에 있었던 시이나 시인이 새롭게 살을 붙여

의미 있는 시로 탈바꿈한 것이다

제목도 ‘놀란 강’에서 ‘놀란 강, 아니고’로 바뀌었고

내용도 마지막 행이 덧붙여졌다

사유의 확장이 한층 더 깊어졌다고 보인다

시 전편을 통해서 읽히는 자연의 자연스런 모습은 이러한데

마지막 4행이 반전을 꾀한다

인공으로 죽어가는 자연의 모습, 강의 모습을 그렸다.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죽어가는 우리들 곁의 자연

거기에 수도 없이 쏟아 부은 우리들의 세금

겉만 요란하고 거창한데 속은 곪아가고 잇다는 이 아이러니를 어찌해야 하는가?


오늘 대구에 대설이 내리는 걸 보고 이상기후라고 하기엔 좀 착잡했다.

지구에 변화를 가져오게 한 인간의 이기에 실망해서다

알게 모르게 지구에 가해진 폭력이 결국 오늘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은 자명하다

연구 결과가 그걸 증명하고 있다

바로잡아야할 것은 바로 우리들의 의식이다.

제대로 된 모습과 의식으로 지구를 대하는 것

그것이 공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감히 말해 본다.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가우/박창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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