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
이은봉
애초에 돌을 던지지 말아야 했다
돌에 맞은 호수는 이내 파문을 일으켰다
애써 마음 가다듬고 있는 호수를 향해
돌을 던진 것 자체가 문제였다
파문은 둥근 물결도 품고 있었지만
날카로운 파도도 품고 있었다
파도는 세상을 떠도는 한 자루 칼!
칼을 품고 있는 파문이 문제였다
칼은 어떤 것이든 찌르기 마련!
아무데서나 상처를 만들기 일쑤였다
상처는 매번 쉽게 아물지 않았다
한바탕 곪아 터지고 나서야 겨우 아물었다
누군들 칼로 찌르고 싶으랴
누군들 반란을 꿈꾸고 싶으랴
공들여 마음 가라앉히고 있는 호수를 향해
돌을 던진 것 자체가 문제였다
애초에 돌을 던지지 말아야 했다
돌에 맞고 어찌 파문을 일으키지 않으랴
-출처 :『시안』(2009. 가을)
-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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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는 사람보다 정직하다
호수의 양심은 한 치의 오차도 없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파문이라고 해서 화자는 호수에 던진 돌 하나의 위력을 말하고 있지만
이건 사람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런 변화가 없는 날씨라면 몰라도
바람 부는 날이면 호수는 작은 출렁임이 잣다
사람은 변화와 변절을 떡주무리 듯 한다
변화는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변절은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쪽이라 여겨지지 않는다
사람의 됨됨이가 제대로라면
어떤 파문에도 끄떡하지 않는다
파문이 일면 그 파문의 진원지도 알게 되고
파문의 내용이 나와 어떤 관계인지도 알게 되고
풀어야할 사안인지 사과해야할 사안인지 그냥 넘어갈 사안인지
판단하고 처리할 일이다
요새는 되도 않은 일로 업어치기해서
자신의 과오를 숨기려는 술수들이 더러 있다는 걸 보도로 알고 있다
손으로 가려봐야 오래 못 간다
진실은 엄연히 존재해서 곧 드러나기 때문이다
누구와 싸우고 나면 이겨도 상처 져도 상처다
싸우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걸어오는 시비를 피하는 게 상책이다
어쩔 수 없이 커지는 파문만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
오늘 수성못에 가서 돌 하나 던져 넣고
‘퐁’소리도 듣고 파문도 눈여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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