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 소나기
문인수
너의 양철지붕 창고를 본 적 있다. 텅 빈 양철지붕 창고를 기억한다. 어둠으로 꽉 찬 양철지붕 창고,
너는 죽어 거기 걸터앉아 속 시원히 두드리고, 나는 살아 돌아눕고 돌아눕는 밤, 등/허리가 시원하다.
-출처 : 시집『그립다는 말의 긴 팔』(서정시학, 2012)
-사진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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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소낙비 소리,
우리가 얼마나 애타게 기다린 그리움인가?
이 시는 축약된 언어로 표현된 난타다, 소낙비의 난타다.
그것도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채와 소낙비의 절묘한 어울림을 드러낸.
양철지붕이 등허리라면 시원한 안마 같은 몸부림이 서정의 물기를 흠뻑 적셔준다.
'너의 양철지붕'이니까 아마도 친구라고 보아도 무방하겠다.
옛 친구를 떠올리며 나이든 등허리를 생각하며 돌아눕고 또 돌아눕는 밤.
화자는 옛 친구를 그리워하며 회상에 젖어보는 것이다.
소낙비를 맞으며 뛰어가던 일이며, 처마 밑에서 소낙비 소리에 장단을 맞추던 한때를 그려보는 것이다.
친구는 소낙비로 와서 살아서는 등허리를 시원하게 해주고는 다시 죽어가고,
살아있는 나는 그 보시로도 풀 수 없는 연민에 젖는다.
삶과 죽음 사이를 연결해 주는 이 소낙비 소리.
이것은 분명코 친구에게 보내는 그리움의 메시지이리라.
이 소리는 통증을 덜어내는 추억의 한 방법일 수도 있겠다.
짧은 시에 맛을 들인 시인의 삶과 느낌도
질풍노도처럼 달려온 시간을 내려놓은 것처럼 간단명료하리라.
생의 순간을 포착한 시인의 의식이 간단명료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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