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조각은 상처를 보이지 않는다/구재기
얼음조각은 제 몸에
칼금을 남기지 않는다
날카로운 칼날이 지나간 상처를
눈물로 씻어 제 몸을 조금씩 소멸한다
눈물이란 상처를 다스리며
제 몸을 점점 소멸해 나간다는 것
아, 어머니는 살아생전
얼마나 많은 눈물을 사위어내셨을까
지상의 한 자리에는
인절미 같은 어머니의 눈물자국
그리고 눈물자국 속에는
보이지 않는 흥건한 상처들
푸르른 오월 어느 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또 다른 생에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결혼식장 로비 한 가운데
얼음 조각은
제 몸을 삭혀내면서
작은 상처 하나 보이지 않았다
삭혀내는 눈물로
메마른 가슴들을 모두 적시어준다
-시집『편안한 흔들림』(문학의 전당,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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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감상 =
<멘토2>께서 말씀하셨다.
'나! 상처받았거든-!' 하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아직- 수준이 낮다-' 고 보면 된다고.
지인께서 말씀하셨다.
산다는 것은 바위가 작아지듯
작고 작아지는 것이라고.
얼음은 이 두 가지를 갖추었다.
자기소멸
자기해체
자기비움에 가깝고
자기양여에 이른다.
나는 한 가지는 갖추었다.
잘 운다.
인절미같은 울음을 흘리지도 않고
속에서 삭히며 견디고 사는 사람들!
따뜻한 얼음을 희망하는 밤이다.
- 김선아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비매/김선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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