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지 사랑
문근영
하늘이 허락한 적 없는 사랑에
서로의 몸이 하나임을
문신으로 새겨요
생살 찢으며
등줄기에 파고든 또 다른 가지
한 몸으로 껴안다가 툭툭 불거진
상처가 나를 키워요
몸의 일부가 된다는 것
밀애蜜愛라 해야겠지요
오죽이나 절박했으면
터진 살점을 향기로 꿰맬 수 있었을까요
슬픔의 찰나는 몽글몽글
그대 잠든 지붕 위 솟는 저녁연기
아랫목을 데우는 거겠지요
오롯이 함께 라는 말은 하지 않아도
온전히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나무의 혀는 당신에게 닿아요
호흡마저 닮아 가서
지극한 상처의 꽃인 내게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가 되네요
출처 : 대구문학신문 - 시야 시야
글쓴이 : 문근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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