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련愛戀 - 문근영
당신 떠나 보내고 오래도록
어두운 바닷길 밝게 비춰주는
나는 등대이고 싶습니다
잠 설쳤다고 말하지 않더라도
기다림의 파도에 발 묶였으므로
나는 포말 빛 등대입니다
철썩철썩 풀어놓는 그대 이름
빈 소라껍질 나뒹구는 해안선에 울려 퍼져도
메아리조차 보내오지 않는 당신
그대, 섬 안에서 물빛 그리움만 퍼올리다
나는 石花로 만개합니다
꽃 핀 망부석이 어디 있느냐고
천 년 뒤 누가 묻는다면
밤새 등대 불빛 삼킨 갯바위들이
모두 망부석이라 나는 말하렵니다
'나의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담쟁이 - 문근영 (0) | 2013.03.01 |
---|---|
어느 입양인의 말 - 문근영 (0) | 2013.02.02 |
처마를 읽다 - 문근영 (0) | 2013.01.12 |
충전과 방전 사이 - 문근영 (0) | 2013.01.07 |
헛꽃 - 문근영 (0) | 2012.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