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

충전과 방전 사이 - 문근영

문근영 2013. 1. 7. 07:05

충전과 방전 사이 - 문근영

 

 

먼 곳의 안부가 그리워

안절부절못하던 마음에

메시지 수신음이 들리는 순간

가슴에도 반짝 불이 켜집니다

폴더를 열자

봉인된 배냇저고리가

눈과 귀를 끌어당깁니다

그대가 내게 보내온 몇 줄의 요약

포장을 뜯는 순간, 사랑의 비밀은

당신과 나의 첫 냄새를

닮았다는 걸 압니다

문자로 시소를 타는 하루

뚜껑이 닫히며

서로의 하루에 빗장을 거는 소리

아무 일 아닌 듯

깜깜하게 꺼버릴 수 없어

충전과 방전 사이에서

우리는 서로의 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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