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

[스크랩] 연리지 사랑

문근영 2013. 4. 20. 00:28

연리지 사랑

 

문근영

 

 

하늘이 허락한 적 없는 사랑에

서로의 몸이 하나임을

문신으로 새겨요

 

생살 찢으며

등줄기에 파고든 또 다른 가지

한 몸으로 껴안다가 툭툭 불거진

상처가 나를 키워요

 

몸의 일부가 된다는 것

밀애蜜愛라 해야겠지요

 

오죽이나 절박했으면

터진 살점을 향기로 꿰맬 수 있었을까요

 

슬픔의 찰나는 몽글몽글

그대 잠든 지붕 위 솟는 저녁연기

아랫목을 데우는 거겠지요

  

오롯이 함께 라는 말은 하지 않아도

온전히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나무의 혀는 당신에게 닿아요

 

호흡마저 닮아 가서

지극한 상처의 꽃인 내게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가 되네요

출처 : 대구문학신문 - 시야 시야
글쓴이 : 문근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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