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반고등어 - 문근영
가슴에 등을 들이밀어 한 손이 된 간 고등어
트럭 좌판 위에 누워있다
총기를 잃은 눈망울 시름엔
꿈꾸던 파도가 말라간다
억센 손에 건져올려져
속 파낸 이후의 삶은
염전 꽃밭을 서성이는 일
제철 잃은 굵은 눈발인 듯
뜨거웠던 속 아리게 소금알 뿌려지고
트럭 꽁무니에 실려 덜컹거리다
전국 방방곡곡으로 택송되는거였다
스무 두 해, 살을 찌운 신혼의 바다에서
속살 끼워 닮아버린 간 밴 사랑은
떨어지기 서운해 서로 바라보는 도마위의 눈빛으로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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