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

헛꽃 - 문근영

문근영 2012. 6. 12. 15:39

헛꽃 - 문근영

 

 

 

자잘한 제 꽃으로는

어쩔 수 없어서 세운 들러리로

헛구역질을 하는 꽃이 있다

 

한 계절 굶주리고도 그리운 태기

여자는 헛배가 불러왔다

 

진짜를 진짜로 키우느라

헛젖을 물리고 있는 저 수국의 헛꽃

 

바램도 없는 기다림의 바깥을

수척한 얼굴로 서성이고 있다

 

여자도 아니면서 여자인 척

그래도 어머니가 되고 싶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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