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스크랩] 살아있는것은 다행복하라 -110-

문근영 2011. 12. 25. 10:09

** 꽃과의 대화 ** -110-

 

서로의 향기로써 대화를 나누는 꽃에 비해

인간은 말이나 숨결로써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꽃이 휠씬 우아한 방법으로

서로를 느낀다.

어느 해 가을,

개울가에 다른 꽃은 다 지고 없는데

용담이 한 그루 홀로 남아 있었다.

나는 그 꽃 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몹시 궁금했다.

입 다물고 있는 용담의 꽃봉오리에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나는 네 방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데

한 번 보여주지 않을래?' 하고 청을 했다.

다음 날 무심코 개울가에 나갔다가

그 용담을 보았더니

놀랍게도 꽃잎을 활짝 열고

그 안을 보여 주었다.

어떤 대상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먼저 그 대상을 사랑해야 한다.

이쪽에서 따뜻한 마음을 열어 보여야

저쪽 마음도 열린다.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서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출처 : 대구문학신문 - 시야 시야
글쓴이 : 노병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