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 그릇에서 배운다 ** -109-
이 가을 들어 나는
빈 그릇으로 명상을 하고 있다.
서쪽 창문 아래 조그만 항아리와
과반을 두고 벽에 기대어
이만치서 바라본다.
며칠 전에 항아리에 들꽃을 꽂아 보았더니
항아리가 싫어하는 내색을 보였다.
빈 항아리라야 무한한 충만감을 느낄 수 있다.
텅 빈 항아리와
아무것도 올려 있지 않은
빈 과반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 마음도 어느새 텅 비게 된다.
무념 무상, 무엇인가를 채웠을 때보다
비웠을 때의 이 충만감을
진공묘유(眞空妙有)라고 하던가.
텅 빈 충만의 경지이다.
빈 그릇에서 배운다.
출처 : 대구문학신문 - 시야 시야
글쓴이 : 노병 원글보기
메모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살아있는것은 다행복하라 -111- (0) | 2011.12.26 |
---|---|
[스크랩] 살아있는것은 다행복하라 -110- (0) | 2011.12.25 |
[스크랩] 살아있는것은 다행복하라 -108- (0) | 2011.12.25 |
[스크랩] 살아있는것은 다행복하라 -107- (0) | 2011.12.24 |
[스크랩] 살아있는것은 다행복하라 -106- (0) | 2011.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