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나비
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 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이 시리다.
- 『여성』지 (1939. 4)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비매飛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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