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을 가다 / 문근영
잠시 쉰 사이 눈가에 내려앉은 주름 몇 가닥, 한쪽으로 기울어져 오십견 걸린 어깨, 굴곡의 깊이 헤아려보면 눈물 시린 세월, 살아온 날만큼 고단하다
침침하여 보이지 않는 길 더듬다 보니 반으로 접힌 생의 허리 어긋나 삐걱거리는 뼈마디 욱신욱신 쑤신다
세상 먼 바깥쪽을 캄캄하게 떠돌다가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아선 나이
쭉정이 세월 여물기도 전에 벼락 치듯 지인들 하나, 둘 유명을 달리하는데
처음이자 끝인 양 앞만 보고 가야 할 때 막힌 길 뚫고 잘린 길 이어 다시 걸어가야 할 때 |
출처 : 대구문학신문 - 시야 시야
글쓴이 : 문근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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