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수제비, 날다 / 문근영
뜨거운 위로가 필요한 날은
물 수제비 뜬다
손안에 꼬옥 들어오는 납작하고 둥근 돌을 주워
멈춘 듯 고요한 적막의 한복판에
허리를 낮추고 힘껏 던지면
푸른 수면이 미끄러운 듯 잔물결 일으키며
물의 심장이 통,통,통 튄다
물결의 흔들림으로 둥글게 몸을 부풀리는 꽃잎
짧은 입맞춤의 안간힘으로 꽃이 핀다
힘찬 돌팔매질에 내가 나를 위로하는 날
하얀 맨발로 찰방찰방 떠다니던 꿈
너붓이 엎드린 징검돌 밟고 맑게 튀어 오른다
돌의 날개를 달고 은빛 쟁반 위를
나도 한번 날아보고 싶었던 거다
둥근 날개를 펼치고, 물찬 제비처럼
출처 : 대구문학신문 - 시야 시야
글쓴이 : 문근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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