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선
이광석
사람이 사람에게 길을 낸다는 것은 적선이다
길은 소통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어깨를 준다는 것은 더 큰 적선이다
어깨는 든든한 숲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의 길이 되고
사람이 사람의 숲이 된다는 것은
적선의 동행이다
비밀번호 잊은 하얀 건망증, 열 수 없는 선천성 그리움
이제 더 가슴 아파하지 않으리
강 저문 빈 들녘 울음 우는 장승 앞에서
네게로 가는 길을 다시 묻는다
오늘밤 세상의 어둠과 화해를 하는
너가 밝힌 꽃등 하나에도
작은 적선이 겨울눈꽃처럼 눈뜨리
- 국제신문 [아침의 시]
▶이광석=1935년 경남 의령 출생. 1959년 청마 유치환 추천 '헌대문학' 등단. 마산문협회장, 경남문협회장 역임.
현 마산 '시의 거리' 추진위원장, 경남언론문화연구소 대표.
시집 '겨울나무들'(1974), '겨울을 나는 흰 새'(1980), '겨울산행'(1987), '잡초가 어찌 낫을 두려워하랴'(1996), '
삶, 그리고 버리기'(2005). 산문집 '향리에 내리는 첫눈'(1978), '시일야방성대곡'(1994), '희망은 아직도 우리 편이다'(2001).
경남문학상, 한국현대시인협회상 등 수상
시작노트= 세상살이가 어려울수록 '적선'이라는 화두는 더 빛난다. 시가 한 끼의 양식에 값하는 에너지가 될지 모르겠으나 우리 삶의 광 속에 한 편의 시를 된장 담듯 담는 노력은 소중한 투자라고 본다. 적선과의 동행이 이 시의 바탕이다.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우가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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