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선
곽현의
길은
기다림이 머물러 있는 그런 것이다
길은
만남이 될 익어가는 정감(情感)이다
길은 아마
내 위에 네가 되고
네가 있는 내가 되기 위해
시작이고 진행이며 끝일 수도 있는
어쩌면 설렘이고
어쩌면 두려움이고
어쩌면 끝없는 유랑(流浪)일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나그네의 여운(餘韻)으로
나그네이기위한 출발점으로
또 언젠가는 슬픈 이별을 맞이해야 하는
삶의 그림자를 이끌어 구비 구비에 뿌려 논
길목과도 같은
쓸쓸한 추억으로
저만치에서는 사라져가고 있는 것일 게다.
▶곽현의=1947년 경남 김해 출생. 2009년 계간 '문예시대'로 등단. 시집 '그리움1'
시작노트=길은 네가 되고 내가 되는 아우름의 공간이며, 처음이고 끝이기도 한 장소다.
그리고 언제나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를 쓸 때면 길이 자주 생각난다.
시를 쓰는 일은 길 위에 서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항상 준다.
- 국제신문 [아침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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