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가 된 詩

저녁 무렵 / 임성용

문근영 2009. 4. 29. 12:16

저녁 무렵


            임성용
 

 

가리봉 2동 어린이집

골목길, 빵집 앞

아이들이 뛰어놀다

한 어린애가 넘어졌다

화물차 한 대가 무심코

넘어진 어린애를 타넘고 지나갔다

운전사는 애를 못보았다고 말할 뿐,

아무런 비명도 없었다

그 애의 부모는 일 나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사람들을 대신해서 구급차가 울었다

피 냄새가 났다

다시, 빵 굽는 냄새가 났다

며칠 뒤에 비가 오고

아무 일 없이 아이들이 뛰놀았다

그 자리, 그 흔적 위에

다시 한 아이가 넘어졌다

자동차 경적이 울렸다

이 동네에선 아주 흔한 일이라고

누군가 담배를 피우며 지나갔다

골목길, 와 와,

웃음소리 들리는 저녁 무렵

아이들은 저마다 한 두 뼘씩 자라났다

바라기풀 꽃씨가 바람에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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