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편지1

문근영 2008. 11. 2. 14:17
 
이제 봄입니다.
봄은 꽃으로 아지랑이로 물기 머금은 푸른 새싹으로 옵니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우리 강산에서 한 풀 꺾인 추위를 날려버리고
봄의 정취를 한걸음 앞서서 느끼고 싶습니다.

봄 햇살에 어둡고 얼룩진 마음을 깨끗이 빨아서 말리며
이 봄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습니다.

잠시 긴장된 삶의 현실을 뒤로 하고 지난날을 되돌아봅니다.
최선을 다하지 못했고 부족하고 미비하였으며 노력하지 않았던 일
미흡했던 지난 일들이 아스라이 스쳐갑니다

살다 보면 무수히 크고 작은 바람을 만납니다.
이럴 때 우리는 분노와 슬픔, 좌절, 아픔, 미움들로
치를 떨게 합니다.
그리고 혈압이 오르고 얼굴은 붉어지며 손발이 부르르
떨리기도 합니다.
이럴 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면 격정의 파도는 잠잠해지고
마음은 평화와 안정을 찾고 세상은 따뜻함을 느낍니다.

반성은 또 다른 희망을 낳고 새봄에 새 옷을 입듯이 가슴에 지녔던
꿈들을 이루기 위해 새롭게 도전하는 삶을 기대하게 합니다.

아무 말 못하고 파르르 떨며 울컥 삼켜버린 설움도
험하고 질긴 삶의 얘기도 부담 없이 그윽하고 풍요로운 눈빛으로 들어주며
질곡의 세월이라도 같은 하늘 아래서 함께 호흡하며 살고 있을
모든 다정하신 님들에게
영혼의 향기가 빛나는 아름다운 마음들과
사랑과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날들이 되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풀잎연가

문근영

흔들린다
그러나 제자리로 돌아와 앉는다

흔들리는 풀잎
그러나 풀잎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고
바람이 흔들리는 것이다

풀잎은 바람에 기대어 가슴을 여미고
머리를 흔들지만
풀잎은 흔들리는 것이 아니고
바람의 깊이와 길이를 재는 것이다.

그것은 먼 훗날
풀잎의 사랑이 풀꽃향기의 순수함으로 남기 위해서
자신을 단련하는 것이다

결코 풀잎은 흔들리지 않는다
오직 하나의 사랑을 위하여
제자리에서 맴돌뿐이다.
풀잎은 바람의 소리를 듣고 향기를 사랑하며
더욱 싱싱하고 아름다워지려고 하는 것이다.
그것이
풀잎이 아름다운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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