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밭 위의 식사 / 이윤설 풀밭 위의 식사 / 이윤설 런닝셔츠 목살이 싯붉은 사장이 삼겹살을 올렸다 불판은 비좁고 우리는 잔디에 엉덩이를 찔려 움찔움찔 젓가락을 들었다 놓는 동안 노을에 잔뜩 들러붙은 겹겹의 구름이 유원지 놀이터 너머로 지글지글 타오르고 있었다. 자 많이들 들자구, 고기는 충분하니까, 아버지처럼 자.. 다시 보고 싶은 시 2008.11.13
어머니는 해마다 꽃을 피우셨다 / 김우진 제6회 전국문화가족 창작시 대상 어머니는 해마다 꽃을 피우셨다 / 김우진 허물어져 가는 옛집, 숭숭 뚫린 문구멍으로 방안을 들여다본다 동생과 훔쳐 먹던 밀가루풀, 허기진 내 유년이 물컹 손에 잡힌다 찬바람이 불면 푸푸 입으로 물을 뿌려 묵은 창호지를 걷어내고 새 창호지를 바르시던, 어머니는 .. 다시 보고 싶은 시 2008.11.13
빙어 / 최을원 빙어 / 최을원 소양호, 빙판 구멍에 긴 촉수 내리고 앉은 사람들 깊고 어두운 곳에서 올라온 기억이 눈부시게 파닥거린다 그 젊은 날, 소양호는 허공에 떠 있는 유리공이었다 유리공 너머에서, 계절이 휘어지고, 건조한 햇살도 휘어지고, 속이 훤히 비치는 풋사랑도 휘어졌었다 세상은 너무도 투명해서.. 다시 보고 싶은 시 2008.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