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여우다'와 '여의다' - 성기지 운영위원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예식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아들딸을 다 키워놓으면 자기들끼리 짝을 이뤄서 부모 곁을 떠나는데, 우리말에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뜻하는 ‘여의다’와 ‘여우다’가 있다. ‘여의다’는 “부모나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서 이별하다.”란 뜻으로 쓰는 말이다.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이 말을 “딸을 여의다.”처럼 ‘딸을 시집보내다’라는 뜻으로도 쓰게 되었다. 본디 딸을 시집보내는 것을 이르는 우리말은 ‘여의다’가 아니라 ‘여우다’이다. “아랫마을 김씨네가 막내딸을 여운다고 해.”처럼 요즘도 시골 어르신들이 자주 쓰는 말이다. 그런데 ‘여우다’가 ‘여의다’와 발음이 비슷한데다가, 아주 옛날에는 딸을 시집보내고 나면 다시는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마치 죽어서 이별한 것과 다름없다 하여 그 슬픈 심정을 “딸을 여의다.”로 에둘러 표현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오늘날에는 아예 딸을 시집보낸다는 뜻의 ‘여우다’는 표준말에서 비껴나 버리고 ‘여의다’만이 표준말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여우다’는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뚜렷하게 살아있는 순 우리말이다. 이제 문화도 많이 달라져서 딸을 시집보낸다고 해서 못 보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딸을 여의다.”는 말은 맞지 않게 되었다. 하루빨리 ‘여우다’를 표준말의 자리에 찾아 앉혀서, 딸이 세상을 떠났을 때는 “딸을 여의다.”라고 하고, 딸을 시집보낼 때는 “딸을 여우다.”라고 하여 뜻을 뚜렷하게 구분하여 사용했으면 한다. 우리말을 가멸게 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고맙습니다. | | | | 아래는 2011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매듭] 안녕하세요.
설 잘 쇠셨죠? 저는 설 잘 쇠고 잘 쉬었습니다. ^^*
벌써 1월이 지나갔습니다. 올해 초에 세운 계획을 하나하나 잘 매듭지으며 나가야 연말에 좋은 성과를 얻을 것 같습니다.
우리말에 '매듭'이 있습니다. 노, 실, 끈 따위를 잡아매어 마디를 이룬 것. 어떤 일에서 순조롭지 못하게 맺히거나 막힌 부분. 일의 순서에 따른 결말. 『수공』끈이나 실 따위를 잡아매어 마디를 이루는 원리로 장식, 실용 따위에 응용하는 여러 가지 방법 및 그 공예 라는 뜻입니다.
매듭이라고 하면 그저 끈 따위를 잡아매어 마디를 이룬 것이라고만 알고 계시지만, "어떤 일에서 순조롭지 못하게 맺히거나 막힌 부분"이나 "일의 순서에 따른 결말"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며칠 전에 입춘이 지났습니다. 매듭을 잘 풀어 연말에 멋진 매듭을 지을 수 있도록 열심히 삽시다. ^^*
고맙습니다.
| | | |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이며, 전화는 010-3338-1867이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은 urimal123 입니다.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