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다른 세상의 달 - 하상만

다른 세상의 달 체로키인들은 12월을 다른 세상의 달 이라고 한다 다른 세상으로 갈 땐 신을 벗는다 현관에 놓여 있는 신과 우물가에 놓여 있던 신은 다른 세상으로 이동하고 남은 흔적이다 몸에 묻은 때와 닳아버린 뒤축으로 가지런히 놓여 정리되는 삶 다른 세상의 달이란 다른 세상으로 건너가기 위해 벗어 놓은 신이란 뜻이 아닐까 아주 멀리에서 살며 이제 멸종해 가는 인디언들과 내가 같은 생각을 했을 리는 어렵겠지만 힌두쿠시에서 태양이 뜨는 곳을 향해 우리는 함께 이동한 적이 있다 기억할 수 있는 사람들만 기억하는 그 사건 세상 모든 신은 단순히 놓여 있는 것이 아니다 - 하상만

출처 : 어둠 속에 갇힌 불꽃

글쓴이 : 정중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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