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고 싶은 시

[스크랩] 누가 울고 간다 / 문태준 2005 미당문학상 수상작

문근영 2015. 9. 14. 08:39

누가 울고 간다

문태준




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불러 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 사람이 있었다

가슴속으로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 낼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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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1970년 경북 김천 출생. ▶94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수런거리는 뒤란''맨발' ▶동서문학상, 노작문학상 수상

 

출처 : 작가 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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