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종점에서 조명을 / 법정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제26회] 종점에서 조명을 인간의 일상생활은 하나의 반복이다. 어제나 오늘이나 대개 비슷비슷한 일을 되풀이하면서 살고 있다. 시들한 잡담과 약간의 호기심과 애매한 태도로써 행동한다. 여기에는 자기 성찰 같은 것은 거의 없고 다만 주어진 여건 속에 부침하면서 살아가는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9
[무소유] 아파트와 도서관 / 법정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제27회] 아파트와 도서관 한때 우리 나라에는 "섰다" 하면 교회라는 말이 있었다. 그러나 그 말도 이제는 빛이 바래졌다. 그 자리에는 바야흐로 호텔과 아파트가 우뚝우뚝 치솟고 있다. 호텔은 요즘 밀려드는 외국 관광객의 사태로 이른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니, 외화 획득..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9
[무소유] 아름다운 - 낯모르는 누이들에게 / 법정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제31회] 아름다움 - 낯모르는 누이들에게 이 글을 읽어 줄 네가 누구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슬기롭고 아름다운 소녀이기를 바라면서 글을 쓴다. 슬기롭다는 것은 그 사실만 가지고도 커다란 보람이기 때문이다. 일전에 사람을 만나기 위해 종로에 있는 제과점에 들른 일이 있..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9
[무소유] 진리는 하나인데 - 기독교와 불교 / 법정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제32회] 진리는 하나인데 - 기독교와 불교 1 이태 전 겨울, 서대문에 있는 다락방에서 베다니 학원이 열리고 있을 때였다. 나는 연사의 초청을 받고 그 자리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거기 모인 사람들은 대개가 목사의 부인되는 분들이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강연을 하면서도 이상..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9
[무소유] 소음기행 - 법정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제33회] 소음기행 오늘날 우리들의 나날은 한마디로 표현해 소음이다. 주간지, 라디오, 텔레비젼 등 대중 매체는 현대인들에게 획일적인 속물이 되어 달라고 몹시도 보챈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입술에서도 언어를 가장한 소음이 지칠 줄 모르고 펑펑 쏟아져 나온다. 무책임한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9
[무소유] 나의 애송시 - 법정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제34회] 나의 애송시 심심 산골에는 산울림 영감이 바위에 앉아 나같이 이나 잡고 홀로 살더라 청마靑馬 유치환의 <심산深山>이라는 시다. 시가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읽을 때마다 내 생활의 영역에 물기와 탄력을 주는 이런 언어의 결정을 나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8
[무소유] 불교의 평화관 - 법정 [법정 스님의 '무소유' 最終回] 불교의 평화관 1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사실상 전쟁 상태에 놓여 있는 우리 현실을 돌아볼 때에 불안의 그림자는 이 구석 저 구석에 도사리고 있다. 정치를 업으로 삼고 있는 세계의 헤비급 챔피언들이 지구가 좁다는 듯이 사방으로 분주하게 뛰고 내닫는 것도 오로지 세..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8
[오두막 편지]흙방을 만들며 / 법정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제01회] 흙방을 만들며 올 봄에 흙방을 하나 만들었다. 지난해 가을 도자기를 빚는 이당거사利堂居士의 호의로 흙벽돌을 미리 마련해 두었다가 산골에 얼음이 풀리자 실어왔다. 4월 꼬박 방 한 칸 만드는 일에 골몰했다. 산 아래 20리 밖에 사는 성실한 일꾼 두 사람과 함께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8
[오두막편지2] 인디언 '구르는 천둥'의 말 / 법정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제02회] 인디언 '구르는 천둥'의 말 여기저기서 꽃이 피고 잎이 열린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귀에 익은 새소리들도 꽃처럼 새롭게 피어난다. 자연의 질서, 순환의 흐름은 이렇듯 어김없다. 먼지와 소음과 온갖 공해로 뒤덮인 번잡한 길거리에서, 그래도 철을 어기지 않고 꽃..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8
[법정스님의 오두막편지3] 시간 밖에서 살다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제03회] 시간 밖에서 살다 삼복 더위에 별고 없는가. 더위에 지치지 않았는가. 더위를 원망하지 말라. 무더운 여름이 있기 때문에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그 가을바람 속에서 이삭이 여물고 과일에 단맛이 든다. 이런 계절의 순환이 없다면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제대..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