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1021

[무소유] 아름다운 - 낯모르는 누이들에게 / 법정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제31회] 아름다움 - 낯모르는 누이들에게 이 글을 읽어 줄 네가 누구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슬기롭고 아름다운 소녀이기를 바라면서 글을 쓴다. 슬기롭다는 것은 그 사실만 가지고도 커다란 보람이기 때문이다. 일전에 사람을 만나기 위해 종로에 있는 제과점에 들른 일이 있..

[무소유] 진리는 하나인데 - 기독교와 불교 / 법정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제32회] 진리는 하나인데 - 기독교와 불교 1 이태 전 겨울, 서대문에 있는 다락방에서 베다니 학원이 열리고 있을 때였다. 나는 연사의 초청을 받고 그 자리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거기 모인 사람들은 대개가 목사의 부인되는 분들이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강연을 하면서도 이상..

[오두막 편지]흙방을 만들며 / 법정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제01회] 흙방을 만들며 올 봄에 흙방을 하나 만들었다. 지난해 가을 도자기를 빚는 이당거사利堂居士의 호의로 흙벽돌을 미리 마련해 두었다가 산골에 얼음이 풀리자 실어왔다. 4월 꼬박 방 한 칸 만드는 일에 골몰했다. 산 아래 20리 밖에 사는 성실한 일꾼 두 사람과 함께 ..

[오두막편지2] 인디언 '구르는 천둥'의 말 / 법정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제02회] 인디언 '구르는 천둥'의 말 여기저기서 꽃이 피고 잎이 열린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귀에 익은 새소리들도 꽃처럼 새롭게 피어난다. 자연의 질서, 순환의 흐름은 이렇듯 어김없다. 먼지와 소음과 온갖 공해로 뒤덮인 번잡한 길거리에서, 그래도 철을 어기지 않고 꽃..

[법정스님의 오두막편지3] 시간 밖에서 살다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제03회] 시간 밖에서 살다 삼복 더위에 별고 없는가. 더위에 지치지 않았는가. 더위를 원망하지 말라. 무더운 여름이 있기 때문에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그 가을바람 속에서 이삭이 여물고 과일에 단맛이 든다. 이런 계절의 순환이 없다면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