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나무가 있는 풍경을 지나
박수화
알프스 자락의 아름다운 도시로 간다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어와 산간도로 길목엔
아직 오월 봄눈이 목화솜 더미더미 쌓여 있다
인스부르크에 가까울수록 숲은 더 푸르러지고
체리나무들이 옹기종기 모여 휴식을 취하고
이슬이슬 비에 젖는다, 이 고요한
도시가 우리를 두 팔 벌려 반겨주는가
인스부르크의 화려한 황금지붕을 만나며
마리아 테레지아 거리를 걸으며
주렁주렁 체리 열매로 어여쁜,
열여섯 자녀를 낳았다는 오월의
풍만한 생기를 가진 그녀,
그녀의 길을 따라 나도 걷고 있다
-박수화 시집 / 체리나무가 있는 풍경을 지나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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