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좋은 言語 / 신동엽

문근영 2019. 1. 19. 08:42

좋은 言語

 

신동엽

 

 

외치지 마세요

바람만 재티처럼 날려가 버려요.

 

조용히

될수록 당신의 자리를

아래로 낮추세요.

 

그리고 기다려 보세요.

모여들 와도

 

하거든 바닥에서부터

가슴으로 머리로

속속들이 구비돌아 적셔 보세요.

 

허잘 것 없는 일로 지난 날

言語들을 고되게

부려만 먹었군요.

 

때는 와요.

우리들이 조용히 눈으로만

이야기할 때

 

하지만

그때까진

좋은 언어로 이 세상을

채워야 해요.

 

『사상계』 1970년 4월호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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