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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78. 꽃과 문장

문근영 2018. 7. 19. 02:18



[다산어록청상] 78. 꽃과 문장


                                     꽃과 문장

사람이 문장을 지님은 초목에 꽃이 피는 것과 같다. 나무 심는 사람은 처음 심을 적에 뿌리를 북돋워 줄기를 안정시킨다. 이윽고 진액이 돌아 가지와 잎이 돋아나, 이에 꽃이 피어난다. 꽃은 갑작스레 얻을 수가 없다. 정성을 쏟아 바른 마음으로 그 뿌리를 북돋우고, 도타운 행실로 몸을 닦아 그 줄기를 안정시킨다. 경전을 궁구하고 예법을 연구하여 진액이 돌게 하고, 널리 듣고 예(藝)를 익혀 가지와 잎을 틔워야 한다. 이때 깨달은 바를 유추하여 이를 축적하고, 축적된 것을 펴서 글을 짓는다. 이를 본 사람이 문장이라고 여기니, 이것을 일러 문장이라 한다. 문장이란 것은 갑작스레 얻을 수가 없다.  -〈양덕인 변지의에게 주는 말[爲陽德人邊知意贈言]〉 7-309



人之有文章, 猶草木之有榮華耳. 種樹之人, 方其種之也, 培其根安其幹已矣. 旣而行其津液, 旉其條葉, 而榮華於是乎發焉. 榮華不可以襲取之也. 誠意正心以培其根, 篤行修身以安其幹, 窮經研禮以行其津液, 博聞游藝以旉其條葉. 於是類其所覺, 以之爲蓄, 宣其所蓄. 以之爲文, 則人之見之者, 見以爲文章. 斯之謂文章, 文章不可以襲取之也.





화단에 초목을 심어 꽃 한송이를 보려면 드는 품이 만만치 않다.

잘 심어 뿌리를 안정시키고, 땅에서 양분을 끌어올려 가지와 잎을 틔운다.

가지도 쳐주고 거름도 주며, 때로 버팀목도 세워주어야 한다.

 

꽃은 그 노력의 결과일 뿐이다. 바른 마음과 도타운 행실은 초목의 뿌리요 줄기다.

이것이 든든해야 힘을 받는다. 고전을 익히고 견문을 넓히는 것은 뿌리를 통해 줄기로

양분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가지 끝까지 양분이 전달되어야 꽃망울이 부퍼서 아름다운 꽃송이를 피운다.

문장은 바로 이렇게 해서 피워낸 꽃송이다. 바탕 공부 없이 꽃만 피우려들지 마라.

세상에 가장 천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인간이 안 된 글쟁이다.       

출처 : 이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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