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수록 좋아서 오래 곱씹다 두고두고 꺼내보는 시도 있습니다만, 시는 늘 어렵습니다. 수필, 편지, 일기, 후기, 감상문, 소설... 다양한 형식의 글을 큰 편식 없이 두루두루 잘 읽는 편인데 시는.. 시는 도통 모르겠어요.사실 시는 놀랍도록 익숙하게 하루 안에 늘 있습니다. 우연히 마주친 한 단어에 마음을 뺏겨 원시를 찾아 읽고, 버스 정류장에 하얀 시트지로 새겨진 시도 읽고, 화장실에 앉아 굳이 기운을 써서 낡은 시를 읽기도 하고, 마음에 쏙 들어버린 노랫말을 적어 보기도 하거든요. - 그렇지만 대부분의 시가 저는 시 인지도 인지하지 못한 채, 시인이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했는지는 더 받아들이지 못한 채 흘러가버립니다. 시는 정말, 정말 어려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하루에는 시가 있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