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함께읽기

[스크랩] 70. 공부의 수준

문근영 2018. 7. 1. 00:48


[다산어록청상] 70. 공부의 수준



▼ 그림: PINO (Italy) "Sensuality" .
      공부의 수준

    오늘날 《논어》를 연구하지 않는 자들은 사서(四書)의 밭에는 더 이상 남은 이삭이 없다고 말하곤 합니다. 굉보(紘父) 이강회(李綱會)가 과거 공부를 그만두고 발분하여 경학과 예학의 학문에 몸을 돌린지라, 그에게 시달리느라 돋보기를 쓰고 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서 보니, 여기에도 남은 알곡이 있고, 저기에도 빠진 이삭이 있습니다. 또 여기에는 미처 거두지 않은 볏단이 있고, 저기에는 거두지 못한 늦벼가 있습니다. 낭자하게 흩어져 있어 이루 다 수습할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마치 어린 시절 새벽에 밤나무 동산에 나갔다가 생각지 않게 붉은 밤알이 어지러이 땅에 흩어져서 이루 다 주울 수 없는 것과 같은 지경이니 이를 장차 어찌하겠습니까? -〈중씨께 답함[答仲氏]〉8-235 


    至今不爲論語之役者, 謂四書之田, 必無遺秉矣. 紘父自科還, 發憤歸身於經禮之學. 爲其所困, 不得不著靉靆而臨之. 於是此有遺秉, 彼有滯穗,  此有不斂穧, 彼有不斂穉. 顚倒狼藉, 不勝收拾. 恰如兒時晨出栗園中, 忽遇朱實爛漫迸地, 不可勝拾, 此將奈何.



    남들이 다 해서 더 이상 공부할 게 없다고 말하지 마라. 생각을 바꾸면 도처에 널린 게 공부거리다. 꼼꼼히 보고 찬찬히 보면 보이는 게 빈틈이고 나오는 게 할 일이다. 제대로 보고 뒤집어 보면 도처에 남은 알곡이요, 곳곳에 떨군 이삭이다. 무엇부터 해야 좋을지 몰라 다급한 공부를 해야 한다. 여기도 저기도 널린 게 공부거리인데, 도대체 무얼 공부해야 하느냐고 묻지 마라. 무얼 해야 좋을지 몰라 쩔쩔매는 공부는 하나마나 한 공부다. 이런 사람들은 일껏 헤매다 겨우 하나 마치고 나면, ‘이젠 또 뭘 하지?’하며 망연자실한다. ‘뭘 하지?’와 ‘무엇부터 하지?’, 이 두 물음에서 공부의 수준이 갈라진다. 


    Daum 검색에서☞ 한국 네티즌본부 


    출처 : 이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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