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빙고' 만든 선조 지혜.. 현대에도 활용된다
[앵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우리 선조들은 자연 냉장고인 ‘석빙고’를 만들어 더운 여름을 이겨냈습니다.
석빙고는 돌로 만든 얼음 창고인데, 최근에는 석빙고의 과학적 원리가 지하 저장소나 최신 에어컨을 만드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정혜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둥그렇게 볼록 솟아난 모습이 마치 작은 고분을 연상케 합니다.
선조들이 더위를 이기기 위해 만든 자연 냉장고 ‘석빙고’입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조상들은 겨울에 얼린 얼음을 석빙고에 저장한 뒤 여름철에 활용했습니다.
6개월이나 얼음이 녹지 않고 보관되는 겁니다.
32도를 웃도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석빙고 내부 온도는 11.5도로 바깥 온도와 무려 20도 가량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공성훈 / 계명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 (외형이) 둥근 형태가 되면 배수가 잘 되고, 이렇게 유선형의 봉분 형태로 되어 있으면 더운 바람이 불어와도 쉽게 이것을 타고 넘기 때문에 장빙을 할 수 있는 유리한 구조….]
실제로 석빙고 내부를 살펴봤습니다.
외형이 둥글어 출입구에서 찬바람이 들어오면 내부로 골고루 퍼질 수 있습니다.
덕분에 공기가 원활하게 돌아가면서 찬 공기는 바닥으로 내려가고 더운 공기는 천장으로 올라가 굴뚝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특히 석빙고는 지붕에 흙과 잔디를 깔아 햇볕의 뜨거운 열기를 차단했습니다.
또 반지하의 내부 바닥은 배수가 잘되도록 약간 비스듬히 설계해 차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석빙고 원리는 현대에도 곳곳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전 한 연구소에서는 액화 천연가스인 LNG를 압축해 보관하기 위해 석빙고 건축 구조와 공기 흐름 원리를 활용해 지하 저장소를 만들었는데, 연간 에너지 소비량을 34%나 줄였습니다.
또 최근 개발된 바람 없는 에어컨도 바람 없이 시원함을 유지하는 석빙고 내부의 공기 흐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박의섭 / 한국지질자원 연구원 박사 : (현대에도)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땅속에 대규모 냉동 아이스링크장을 만든 사례가 있습니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석빙고의 확장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이용한 석빙고.
선조들의 지혜가 기후 변화와 에너지 고갈로 시름하는 현대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YTN> 정혜윤입니다.
출처 : <YTN>, 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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