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박건한
이슬은
아침의 풀잎세계를 돌돌 말아
지평선 아래
어느 마을 마당에
지도이듯 펼쳐 놓고 사라지고
갈매기는
저녁의 타는 놀 한 자락 끌어다
수평선 아래
바다 맨 밑바닥에
비단 필이듯 펼쳐 놓고 사라지고
사람은
한평생 그 무엇 한 끝을 붙잡고
땅속 깊은 어느 망각의 골짜기로
어느 날 갑자기
바람이듯 무너지듯 사라지고
사라지고 말면 그뿐.
그런데
과연 그 무엇은 무엇이며
무엇이 혼불 되어
하늘나라로 다시 치솟는 것일까.
—《미네르바》2013년 봄호
--------------
박건한 / 1966년 《문학》지 신인작품으로 등단. 1977년 시집 『우리나라 사과』간행. 파주 출판도시 활판공방 주간.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메모 :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스크랩] 사랑이 끝나면 우리는 법 앞에 서 있다 / 황인찬 (0) | 2016.05.04 |
|---|---|
| [스크랩] 눈길 / 장석주 (0) | 2016.05.04 |
| [스크랩] 토마토가 익는 시간 / 이만섭 (0) | 2016.05.03 |
| [스크랩] 강화 / 서효인 (0) | 2016.05.03 |
| [스크랩] 神書 / 임희숙 (0) | 2016.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