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이사벨을 기다리며 / 유재영

문근영 2016. 4. 28. 06:23

이사벨을 기다리며

 

   유재영

 

 

 

붉은 포도주 그리고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프렐류드

 

오지 않는 이사벨을 기다리며

 

두 개의 컵에는

두 개의 입술이 잠겨 있다

 

南佛行

기차 정거장

 

벗어 놓은 허물처럼

그동안 세상의 문을 열고 닫았던

손때 묻은 열쇠와 작별하고

어디론가 서둘러

먼 여행을 떠나는 이가 있다

 

마지막 저녁별이

아름다운

갸르 드 리옹(Gare de Lyon)

 

조선 매화 한 가지,

조선 하늘 한 장,

목이 긴 눈먼 새,

 

기념하듯

캔버스에 그려진

고요한 정물

 

아틀리에 류 뒤또

1958년 2월 12일

 

 

———

* 이사벨 : 화가 조르주 루오(1871~1958)의 딸, 수녀. 이사벨과 약속이 있었던 날로부터 하루 뒤 화가 루오는 갸르 드 리옹에서 세상을 떠났다.

 

 

 

                       —《시안》2012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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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영 / 1948년 충남 천안 출생. 1973년 《풀과 별》에 시, 《시조문학》에 시조가 추천되어 문단에 나옴. 시집 『한 방울의 피』『고욤꽃 떨어지는 소리』, 시조집 『햇빛 시간』등이 있음. 현재 '동학사' 대표.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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