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벨을 기다리며
유재영
붉은 포도주 그리고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프렐류드
오지 않는 이사벨을 기다리며
두 개의 컵에는
두 개의 입술이 잠겨 있다
南佛行
기차 정거장
벗어 놓은 허물처럼
그동안 세상의 문을 열고 닫았던
손때 묻은 열쇠와 작별하고
어디론가 서둘러
먼 여행을 떠나는 이가 있다
마지막 저녁별이
아름다운
갸르 드 리옹(Gare de Lyon)
조선 매화 한 가지,
조선 하늘 한 장,
목이 긴 눈먼 새,
기념하듯
캔버스에 그려진
고요한 정물
아틀리에 류 뒤또
1958년 2월 12일
———
* 이사벨 : 화가 조르주 루오(1871~1958)의 딸, 수녀. 이사벨과 약속이 있었던 날로부터 하루 뒤 화가 루오는 갸르 드 리옹에서 세상을 떠났다.
—《시안》2012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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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영 / 1948년 충남 천안 출생. 1973년 《풀과 별》에 시, 《시조문학》에 시조가 추천되어 문단에 나옴. 시집 『한 방울의 피』『고욤꽃 떨어지는 소리』, 시조집 『햇빛 시간』등이 있음. 현재 '동학사' 대표.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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