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연가, 막다른 골목 (외 1편)
강은교
막다른 골목을 사랑했네, 나는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나의 애인을 지독히 사랑했네
막다른 골목에서 늘 헤어지던 인사
막다른 골목에서 만져보던 애인의 손
끝없는 미로의
미래의 단추를 사랑했네
오늘밤은 미로에 갇힌 애인의 꿈을 불러보네
애인의 꿈속을 뛰어다니네
풀처럼 풀떡풀떡 뛰어다니네
사랑하는 나의 애인 사라진 벼랑
아, 숨 막히는 삶
—《발견》2013년 여름호
바리연가, 너에게 밥을
너에게 밥을 먹이고 싶네
내 뜨끈뜨끈한 혈관으로 덥힌 밥 한 그릇
너의 옷을 꿰매주고 싶네
내 조각조각 이어진 뼈로 덮인 바늘 한 땀
아, 눈부신 숨 굽이굽이 휘날리는 너의 낡은 바바리코트
—《시와 시학》2013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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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 1945년 함남 홍원 출생. 1968년 《사상계》로 등단. 시집 『허무집』『오늘도 너를 기다린다』『벽 속의 편지』『초록거미의 사랑』『네가 떠난 후에 너를 얻었다』외 다수.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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