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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바리연가, 막다른 골목 (외 1편) / 강은교

문근영 2016. 4. 2. 04:10

바리연가, 막다른 골목 (외 1편)

 

   강은교

 

 

 

막다른 골목을 사랑했네, 나는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나의 애인을 지독히 사랑했네

막다른 골목에서 늘 헤어지던 인사

막다른 골목에서 만져보던 애인의 손

끝없는 미로의

미래의 단추를 사랑했네

 

오늘밤은 미로에 갇힌 애인의 꿈을 불러보네

애인의 꿈속을 뛰어다니네

풀처럼 풀떡풀떡 뛰어다니네

 

사랑하는 나의 애인 사라진 벼랑

 

아, 숨 막히는 삶

 

 

                        —《발견》2013년 여름호

 

 

 

바리연가, 너에게 밥을

 

 

 

너에게 밥을 먹이고 싶네

   내 뜨끈뜨끈한 혈관으로 덥힌 밥 한 그릇

 

너의 옷을 꿰매주고 싶네

   내 조각조각 이어진 뼈로 덮인 바늘 한 땀

 

아, 눈부신 숨 굽이굽이 휘날리는 너의 낡은 바바리코트

 

 

 

                      —《시와 시학》2013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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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 1945년 함남 홍원 출생. 1968년 《사상계》로 등단. 시집 『허무집』『오늘도 너를 기다린다』『벽 속의 편지』『초록거미의 사랑』『네가 떠난 후에 너를 얻었다』외 다수.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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