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천
—계명지(鷄鳴池)
유홍준
닭 울음을
운다는 저수지가 있어 북천에
나는 그 저수지 둑 위에 서서 일렁거리는 물비늘을 들여다보네
작은 돌멩이 두 개를 주워 힘껏 던져본다네
닭 울음을 운다는
저수지가 있어
북천에
어린 딸의 손을 움켜쥐고
그 저수지 속으로 걸어 들어간 여자가 있어
저수지는 푸르고 저수지는 깊고 저수지는 내가 아무리 돌을 던져도 꿈쩍도 않는 저수지
사람의 얼굴을 물거울에 비추면 붉은 닭이 어른거린다네 그 닭 자꾸만 저를 잡으라고 유혹한다네
닭 울음을 운다는 저수지가 있어
북천에
나는 오늘도 그 저수지 한 바퀴를 돌며 생각하네
죽어도 죽지 않고 저 저수지 바닥에 살고 있는
북천의 닭
—《유심》2013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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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 1962년 경남 산청 출생. 1998년 《시와반시》로 등단. 시집『喪家에 모인 구두들』『나는, 웃는다』『저녁의 슬하』. yuhongjun62@hanmail.net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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