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프란츠 카프카 / 이송희

문근영 2016. 3. 29. 05:35

프란츠 카프카

 

   이송희

 

 

 

안개 숲에 갇힌 밤,

성(城)은 어디 있을까

 

무성한 어둠 속에서 길을 찾아 헤매는 동안

 

흰 눈이 나를 지우고

길은 나를 버렸다

 

매서운 아버지의 눈초리를 뒤로 하고

 

혼자서 책을 읽던

유년의 다락방

 

차디찬 바닥에 엎드려

몰래 쓰던 문장들

 

벌레 같은 아버지가 기어이 죽은 아침

 

호통 치던 목소리에

화들짝 깨어 보니

 

거울엔 회초리처럼 아버지가 있었다

 

 

 

                       —《시조시학》2013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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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 / 1976년 광주 출생. 전남대 대학원 국문과에서 박사학위. 2003년 〈조선일보〉신춘문예에 시조 당선. 시집 『환절기의 판화』『아포리아 숲』. 평론집 『눈물로 읽는 사서함』. 전남대와 조선대 국문과 출강. ‘21세기시조’ 동인.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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