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길호의 일본이야기> 시인 김윤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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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숙 시인의 시
겨울 끝자락 마른 풀 화르르 타오를 듯
이상이 <무자년, 고해성사>의 전문이다. 2월 25일 한라일보에 (사)한국시조 시인협회가 올해 처음 제정한 제1회 신인문학상으로 김윤숙 시인의 <무자년, 고해성사>가 선정되었다는 기사가 실렸었다. 필자는 김윤숙 시인에게 연락하여 작품 요청을 하고 읽었다. 제주문인이면 누구나가 홍역처럼 앓고 지내야 하는 4.3 작품을 나름대로 읽어왔다. 때로는 직설적으로, 구호처럼, 아니면 회상기처럼 작품수만큼 다양한 형상화 속에 4.3을 포용해 왔다. 그러나 이 시에서는 이러한 흐름과 다른 일면을 보이고 있다.
은유와 상징의 탁월함이다. 선정평에도 나왔지만 상징이 절제된 언어와 구상 속에 잘 드러나 있으며 소재를 다루는 능력과 시각적 이미지가 탁월하다는데 필자가 덧붙이다면 은유의 신선함이 돋보였다. 겨을 끌자락 이른 봄의 마른 억새에 누군가가 불을 놓으면 다랑쉬 오름은 금새 불꽃이 일것이다. 응어리졌던 삶의 아픔이다.
아니 불을 놓지 않드라도 억새들녘은 이미 타오르고 있었고, 발걸음 잠시 놓고 기원하는 눈물은 덤불 속 찔레 다시 싹트는 부활이며 윤회의 봄을 맞이한다. 옹이처럼 박혀진 가슴앓이는 어디를 가도 무거운 짐이 되어 어깨를 짓누른다. 무자년 고해성사로 이 땅이 주는 보속은 결코 남의 탓이 아닌 우리들 스스로의 탓이라고 회개하면서 다랑쉬 잃어버린 집터, 푸른 빛에 그 마음을 살며시 내려 놓는다. 다랑쉬 오름의 억새와 <덤불 속 찔레 제몸 불씨 살리는 봄은/무자년, 고해성사로 이 땅이 주는 보속이다> 등의 표현은 은유와 상징이 절묘하고 오래만에 대하는 4.3의 수작이다. 김윤숙 시인은 2000년 <열린시조>에 <산수국>외 5편으로 신인상, 2008년 <시조시학>이 선정한 <젊은 시인상>을 수상했고, 2007년 시집 <가시낭꽃 바다>를 냈다.
그 속의 작품 <섬머리 사수포구>한편을 소개한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노래가 있었네 할머니 반야심경 오늘은 내가 듣네 신 새벽 도두봉에서 그 후렴구 다시 듣네 당신의 무릎사이 나를 품어 키웠던
필자의 고향은 꽃피는 산골이 아니고 파도 소리 은은하게 들리고 검은 모래가 있는 삼양이다. 사수포구는 약 삼년전 NHK방송국이 시인 김시종 선생 TV 방송 취재를 위해 필자도 동행했던 곳이었다. 초여름 뙤약볕에 동네 아이들이 사수포구에서 물속에 뛰어들어 놀고 있었다. 그때도 할머니 은비녀 같은 갈매기가 한가롭게 노닐고 있었다.<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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